연일 환율 상승에 국내기업 '울상'
연일 환율 상승에 국내기업 '울상'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2.08.23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 장중 1345원 돌파...급등세
외화 결제 사업분야 직격탄...항공사·철강사
수출기업 환율효과도 '옛말'

연이은 환율 상승에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2.0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했다. 2009년 4월 금융위기 13년 4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순히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셈법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치가 떨어져서 우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원화표시 매출액은 늘게 되지만, 현 국면에서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증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수출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의 통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제조업의 경우 수출 측면에서 고환율로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원자재가격을 비싸게 해외에서 수입하여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때문에 수익성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다.

투자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배터리 업계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미국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앞두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의 신·증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환율 상승으로 기존에 예상했던 투자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투자 비용 상승을 이유로 미국 애리조나에 1조7천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환차익으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투자비와 인건비가 증가하는 부분이 있다"며 "환율 상승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좀 복합적이다. 환율 급등은 사업 방식에 따라 악재일 수도, 호재일 수도 있다.

전체 중소기업의 약 6분의 1을 차지하는 수출업체로서는 통상 고환율이 반갑기 마련이다. 원화 가치가 하락해 해외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부자재를 수입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율 인상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이 비용 부담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