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침공①] 증권가가 보는 증시와 환율
[러-우크라 침공①] 증권가가 보는 증시와 환율
  • 김태인 기자
  • 승인 2022.02.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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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28일~3월4일) 코스피 예상범위 2540~2700선
증권가 "당분간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 이어질 것"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상승 전망
서울 여의도 증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만에 국내 증시가 상승 전환했다.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한 게 심리적 안도감을 줬다. 증권가에선 우크라이나발 단기 리스크와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 통화정책 부담감이 시장에 여전히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5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다음주(28일~3월4일) 코스피 예상범위는 2540~2700선이다. 좁은 구간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 오른 2676.76으로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92% 오른 872.98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지난 18일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자 지난 24일까지 1조978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1조579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환율이 상승하면 상단에서 네고물량이 저항으로 작용하겠지만,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수 강도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움직임 등이 환율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당분간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 이어질 것"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에 금융시장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반등장세를 펼치고 있으나 당분간 극심한 등락을 보이는 등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월과 5월 FOMC 의사결정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의 해소가 기술적 반등 정도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나 여전히 금융시장은 상승 여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눌려 있을 가능성이 크고 등락이 큰 폭으로 엇갈리는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반등만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위험에 대한 경계감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혹은 전면전 전쟁 시나리오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미지수인 데다,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상당 기간 감내할 수 있는 경제적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관련 변동성 위험에 당분간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와 물가 흐름의 충격을 확인하고, 유가 불안 등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 증산에 나설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통화 긴축 움직임이 달라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25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예상하는 확률이 86.7%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내달 FOMC에서 기준금리 50bp 인상 확률은 13.3%로 대폭 낮아졌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으로 미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도 "통화정책 정상화는 지정학적 위험의 부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작동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3월과 5월 FOMC 의사결정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쟁 시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상승 전망"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며 130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양적 긴축 만으로 1230~124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존재했던 환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까지 발생한다면 1300원 이상 치솟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내린 120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말 환율은 1207.40원으로 고점을 높인 바 있다. 환율이 이 수준을 돌파한다면 연고점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환율 지지선은 통상 50원 단위로 형성된다. 현재 환율은 1200원에서 강한 저항선이 형성된 상태나 전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심리적 저항선이 100원 이상 상승할 수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환율도 다 치솟을 것"이라며 "현재는 시장이 그렇게 생각을 안 해서 버티는 건데 전쟁이 나면 변동성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환율이 1570원까지 갔고, 2016년 경제상황이 안 좋은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QT에 들어가면서 1240원까지 갔었다"며 "코로나 대확산 때 고점이 1285원인데 현재는 그 정도까지 보지 않아 1230원을 상단으로 잡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례로 보면 2019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을 때 1200원을 넘었었고, 코로나 극대화 때 순간적으로 1280~1290원을 찍고 내려왔다"며 "지금은 1200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인데 앞으로 전쟁이 날 경우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는 과거 사례에 비춰 판단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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