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4.5% 전망…14년만에 최고
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4.5% 전망…14년만에 최고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2.05.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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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강세·소비 회복·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고려
26일 기준금리 연 1.50%→1.75%...0.25%p 인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6일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올라 1.75%가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6일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올라 1.75%가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까지 크게 올려 잡았다. 이는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나 높아졌다.

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4%대를 내놓은 것은 2011년 7월(연 4.0% 전망)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더구나 4.5%는 2008년 7월(해당 연도 상승률 4.8% 전망)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전망치고, 만약 예상이 실현될 경우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 상승률로 기록된다.

한은이 이처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이미 5%에 근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4월 전년동월비 4.8%)과 우크라이나 사태·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원자재·곡물 가격 강세 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소비(지연소비) 수요 증가, 추경 집행 효과 등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하는 4%대 중반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네 가지 물가 상방 압력 요인은 에너지 가격, 식료품 가격, 물가의 광범위한 확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라며 "5∼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올해 평균 원유 가격 추정치가 2월 전망 당시 80달러 중반에서 102달러로 높아졌고, 유엔(UN) 통계상 국제 식량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평균 60%나 올랐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국장은 "식료품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며 "더구나 한해 농사를 망치면 적어도 1년, 2년간 영향을 미쳐 장기화한다는 점도 전망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59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추경의 효과도 이번 전망에 반영됐다. 김 국장은 "추경이 성장률을 0.2∼0.3%포인트 높이고, 물가 상승률도 0.1%포인트 정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전망치를 산출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6월 초 통계청이 5월 물가상승률을 발표하는데, 우리(한은) 예상으로는 5%를 넘을 것 같다"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유가 등이 내려간다 해도 국제 곡물 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상당한 기간 지속되는 만큼, 내년 초까지도 3∼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지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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