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늘려...제재 효과 반감
인도·중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늘려...제재 효과 반감
  • 박승수 기자
  • 승인 2022.06.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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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늘리면서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효과가 반감됐다고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지난 3~5월 유럽에 공급된 러시아산 원유는 하루 55만4000배럴 감소했다. 반면 아시아 판매량은 하루 50만3000배럴 증가했다. 유럽 감소분을 아시아가 대체한 것이다. 대부분은 인도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실제로 에너지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6월 들어 인도는 하루 평균 100만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산 우랄유는 브렌트유보다 최대 배럴당 37달러 싸다. 인도 입장에선 자국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고, 자국 통화 가치도 지킬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인도 정부는 자국 국영 석유회사들에게 러시아산 원유를 더 사라고 독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국영 석유회사 관계자를 인용, 최근 정부 관리들이 수입 지속은 물론이고, 러시아 원유의 가격 인하를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국영 인도석유공사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와 추가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다.

이렇게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인도의 행보는 서방의 대러 제재에 큰 구멍을 만들고 있다. NYT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원유 판매량은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또한 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러시아는 전월보다 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더 벌어들였다.

인도와 중국이 서방의 제재 노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이 12월부터 러시아 원유를 운송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을 금지할 예정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우회하는 인도 기업들의 회피 수단도 진화하고 있다. 선박 운항 정보업체 마린트래픽 등에 따르면 ‘엘란드라 데날리’라는 이름의 한 선박이 지난 3일 인도의 한 국영 석유회사 소유 정유시설까지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 날랐으나, 이 선박은 한 번도 러시아를 들른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선박은 지브롤터 인근 바다 위에서 흑해와 발트해의 러시아 항구들에서 출발한 3척의 다른 유조선으로부터 해상에서 다양한 화물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로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나르는 유조선의 80%가 EU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 조치는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인도 정부가 원유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NYT는 EU의 보험 제재가 수입 관련 비용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러시아산 원유가 워낙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중국과 인도가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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