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KG보다 400억원 이상 더 써냈다
쌍방울, KG보다 400억원 이상 더 써냈다
  • 김태인 기자
  • 승인 2022.06.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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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지난달 있었던 쌍용차 인수합병(M&A) 스토킹호스 선정 과정에서 KG그룹보다 4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있었던 쌍용차의 예비 인수 후보자 선정 당시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은 KG그룹 컨소시엄보다 450억원 가량 높게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KG그룹은 3000억원 초반 수준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3000억원대 중반 이상은 제시했을 것이란 세간의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쌍용차 인수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EV가 300억원을 쌍용차의 운영자금으로 대여한 것을 감안하면, 에디슨모터스·KCGI 컨소시엄의 당시 제시액과 거의 같다. 

반면 쌍방울그룹은 3800억원 정도를 써냈다. KG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음에도 1라운드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쌍방울그룹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차 M&A는 스토킹호스 인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는 매각 주체가 선정한 인수예정자가 가계약을 통해 우선 매수권을 갖는 가운데 공개입찰(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과 재차 인수가격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쌍방울그룹 등)들은 인수예정자(KG그룹)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기에 인수예정자의 조건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쌍용차 인수를 위한 본입찰은 이틀 뒤인 24일 열릴 예정이다.

쌍방울그룹은 높은 가격을 써 내고 패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에 억울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이틀 뒤 열릴 본입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쌍용차 관리인을 상대로 낸 기업 매각 절차 속행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가운데 이와 관련해서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가처분 소송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쌍방울측의 입장이다.

지난 1라운드 패배 요인으로 꼽혔던 자금증빙 부문을 집중 보완하고 있다. 쌍방울 그룹은 대형 FI와의 컨소시엄과 관련해 "이미 상당 부분 진행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KG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으로 KG그룹의 인수 의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한 점도 의미가 있다. KG그룹 컨소시엄은 대여금을 감안할 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수준으로 금액을 써냈다. '상식선'에서 접근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대형 FI와의 컨소시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FI가 확보될 경우, 증빙이 확실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KG 그룹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카드가 생겼다는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쌍방울 그룹이 FI와 컨소시엄을 맺는다면 KG 그룹이 예비인수자 지위를 확보했더라도 두 번째 입찰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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