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물가 3高 영향...재계, 연이어 비상경영 돌입
환율·금리·물가 3高 영향...재계, 연이어 비상경영 돌입
  • 박승수 기자
  • 승인 2022.07.25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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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긴급 사장단 회의 열고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
포스코, 2Q 영업익 전년比 -14% '뚝'...재무건전성 확보 주력

국내 대기업들이 연이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환율과 금리, 물가 등 '3고'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위기대응팀을 가동하거나 임원진 임금을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4대 그룹, 사실상 비상경영...글로벌 경제 위기 영향 분석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4대 그룹은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최근 긴급 사장단 회의를 통해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 점검,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논의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의 한계를 돌파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사장단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LG그룹 역시 지난달 사장단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5월에는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열어 사업전략을 재정비했다. 이번 사장단회의에서 고객 가치 강화와 함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진이 모이는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상반기 그룹 내 최대 전략회의로 오는 8월에도 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이는 '2022 이천포럼'을 개최한다. 최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경기는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이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며 경제 위기 상황임을 언급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22일 경주에서 최고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하반기 생산 판매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역대급 성과를 거뒀지만, 하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재무건전성 확보 시급한 기업들...포스코, 위기대응팀도 가동 

포스코그룹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그룹경영회의에서 참석한 최정우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 위축, 비용 상승, 공급망 위기 등 복합적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즉시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를 매 분기 열고, 경영전략팀을 중심으로 '전사통합 위기대응팀'을 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주요 계열사가 최근 호실적을 발표한 직후의 비상경영 선포라 위기의 심각성을 더한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23조100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 등은 2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는 2분기 매출 19조3310억원, 영업이익 1조7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4.4% 줄었다.

포스코는 향후 ▲적극적인 수익성 방어 ▲구매, 생산, 판매 등 각 부문 구조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 ▲해외법인 리스크 점검 ▲투자계획 조정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그룹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고 대외 불안요소와 관련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권오갑 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하나의 변수가 아닌 안팎의 악재가 겹치는 복합위기가 현실화 됐다"며 "각 사에서는 경영전략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전면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타이어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폭등해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자 계열사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지표가 시장 침체의 지속을 가리키고 있어 꼭 필요한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제외하면 최대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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