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배터리 3사, 북미 찍고 유럽 시장 노린다
韓배터리 3사, 북미 찍고 유럽 시장 노린다
  • 박승수 기자
  • 승인 2022.08.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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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LG엔솔·SK온·삼성SDI 잇달아 유럽 공략
유럽 내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 35.3%...美(11.7%) 크게 앞질러

한국 배터리 3사가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시장을 공략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질주를 막아내기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유럽 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별도의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북미에 이어 유럽 현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대폭 키워서 오는 2025년까지 10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내년까지 폴란드 공장에서 북미 3대 완성차 업체인 포드에 공급하는 배터리용 생산설비를 기존 대비 두 배로 늘리고 순차적으로 증설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하고 설비 고도화 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유럽 원통형 배터리 생산 거점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인근에 유휴 용지가 남아 있는 만큼 신규 생산 거점을 어디에 구축할지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도 글로벌 배터리업체 중 최대 규모로 공적수출신용기관(ECA)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유럽 생산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K온은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20억달러 규모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SK온은 이번 투자 재원을 헝가리 이반처시에 건설 중인 유럽 3공장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총 3조3100억원이 투입되는 이반처 공장은 2024년부터 연간 전기차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30GWh 규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부터 헝가리 괴드 2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면서 고부가 제품인 중대형 배터리 '젠5' 판매를 본격화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은 2020년 13GWh에서 2021년 24GWh, 2022년 37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삼성SDI는 BMW와 '46파이' 배터리(지름 46㎜인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대규모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18~2021년 유럽에서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연평균 77.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럽 내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5.3%까지 뛰어오르면서 미국(11.7%), 한국(2.1%)을 크게 앞질렀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시장은 2020년 140만대에서 2025년 570만대, 2030년 133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독일과 영국,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가 전기차 전환에 제동을 걸면서 배터리시장 성장 또한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독일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최종적으론 완전히 삭감하겠다고 발표했고, 영국 정부는 2011년 도입한 전기차 보조금을 11여 년 만에 폐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원자재 가격과 전기차 제조비용이 높아지고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유럽이 전기차 혜택 축소·폐지에 속도를 내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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