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계 전환 대기업...현금성자산 50조원 육박
지주회사 체계 전환 대기업...현금성자산 50조원 육박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2.06.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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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의 지주회사의 소속 회사가 1년 새 25% 넘게 늘었고, 이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22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29개 전환집단 소속 43개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는 모두 1천85개로 1년 전(866곳)보다 25.3% 증가했다.

이 기간 전환집단 수가 3개 늘어나면서 전환집단 1곳당 지주 소속 회사는 평균 33.3개사에서 37.4개사로 늘었다.

손자회사의 증가폭이 평균 20.0개사에서 22.4개사로 컸고, 자회사는 평균 10.3개에서 11.4개로, 증손회사는 평균 2.9개에서 3.6개로 각각 늘었다.

전환집단은 지주회사를 설립한 대기업 집단 가운데 지주회사와 소속 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계열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의 절반 이상인 집단을 뜻한다. 지주회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 34곳 중 29곳이 전환집단이다.

지주회사 체제는 소유구조가 단순해 경영을 감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적절한 규제가 수반되지 않으면 지배력을 과도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78.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1천281개 계열사 중 1천8개가 지주회사 체제에 속해있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회사는 273개로 전년(239개)보다 34곳 늘었다. 1개 전환집단이 보유한 체제 밖 계열회사 수도 평균 9.2개에서 9.3개로 늘었다.

체제 밖 계열사가 많으면 체제 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할 우려가 있어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지주회사는 작년 말 기준 168개로 전년보다 4개 늘었다. 소속 회사는 2천274곳으로 전년(2천20곳)보다 12.6% 증가했다.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두산[000150], 태영, DL[000210] 등이 새롭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일반지주회사가 체제 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모두 65조8천4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9% 증가했다.

이중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가 체제 내에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9조8천131억원(집단별 평균 1조7천790억원)이다.

피계림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코로나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다 보니 체제 안에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이 많이 쌓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유보자금이 적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지주회사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이 허용돼 활발한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주집단의 유보자금이 CVC를 통한 벤처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체 지주회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2조3천838억원이고, 평균 부채 비율은 초과 부채액 해소 명령을 이행 중인 폴리에너지앤마린 1개사(1천787%)를 제외하면 32.7%로 집계됐다.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71.7%, 81.2%로 법상 기준(작년 말 이전에 설립·전환한 경우 상장회사는 20%, 비상장회사는 40% 이상 보유 필요)을 웃돌았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설립·전환 수요는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평균 부채비율이 매우 낮고 평균 지분율도 크게 상회하는 등 법상 기준이 지주체제 설립·운영에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구조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유지해 나가면서 지주회사 구조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사익편취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모니터링과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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